<도시 위에서> 1914-1918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이란 시가 있죠?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이라는 이름의 카페도 많고요. ^^
그 문구가 생각나는 이 그림은 러시아의 눈 내리는 회색 하늘 빛을 닮은 배경에
아래에는 샤갈이 살았던 러시아 비테프스크 마을의 전경이 펼쳐지고
그 위로 두 연인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여인은 아내 벨라이고요, 벨라와의 행복한 관계, 사랑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샤갈은 평생 단 두 여인만을 사랑하죠.
첫 부인 벨라와 벨라가 죽은 뒤 만난 두번째 부인 바바.
예술가는 바람기 가득한 사람이 많던데 샤갈은 역시 순수한 영혼만큼 사랑도 참 예쁘게 했네요.
그림 왼쪽 아래 조그마한 무언가가 있지요?
바로 엉덩이를 까고 담벼락 밑에서 볼 일 보는 사람입니다. 샤갈의 위트가 느껴져요. ㅎㅎ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 1920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표작은 바로 러시아 시기에 제작된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인데요.
1920년 모스크바에 있던 유대인 극장 내부 장식화로
천장그림을 빼고 벽화 7점이 아시아에서 처음 전시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장식화는 미술관 3층에서 나중에 볼 수 있었는데요.
규모가 어마어마하면서도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전개되는 그림 자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오디오가이드나 도슨트 설명을 들으면서 보시면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왼쪽 검은 옷을 입을 사람에게 안겨서 등장하는 샤갈.
왼손에 팔레트를 들고 있지요.
자, 제 그림의 세계는 이렇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입장하고 있습니다.
절대주의를 풍자하는 의도로 사각형 도형도 그려넣고,
울고있는 절대주의 권위자 말레비치도 보이고
노아방주 때의 무지개, 다윗의 별도 있고...
공연을 즐기고 있는 샤갈 자신과 벨라, 딸 이다도 있고...
다양한 인물과 의미들... 그림을 직접 보시면서 한번 찾아 보세요~
<다윗 성채> 1968-1971
성서이야기 섹션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윗을 표현한 그림인데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등에서처럼
많은 예술가들이 다윗을 골리앗을 이긴 다윗, 왕으로서의 다윗으로 표현했지만
샤갈은 다윗을 하프를 켜며 노래하는 음악가로서 표현했습니다.
왕이기 이전에 경배자로서 시와 음악에 능했던 다윗 본연의 모습을 간파한 걸 보면
성서에 대한 이해도 깊었던 것 같아요.
<파란 서커스> 1950
서커스는 샤갈이 즐겨 그린 주제인데요.
광대와 곡예사의 행동과 색채가 샤갈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특히 중력과 평형의 법칙을 초월한 듯한 서커스 공연은
꿈과 환상을 추구하는 샤갈의 그림과 잘 맞아 떨어졌던 것이지요.
<다프니스와 클로에, 권두삽화> 1961
이 화려하고 예쁜 색감을 보세요.
과연 색채의 마술사란 이름이 아깝지 않네요.
전시회의 마지막 섹션에는 종이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샤갈은 프랑스에 망명해서 살아가는 동안 지중해의 삶에 영향을 받아
초기 러시아 시기 때 보다 훨씬 빛이 가득한 밝은 색감으로 표현하게 되었답니다.
다리 아픈 줄 모르고 흠뻑 취해있던 샤갈의 그림 세계.
어린아이의 그림일기 같은 샤갈의 그림을 보고 미술관을 나설 때 쯤에는
제 영혼이 맑고 깨끗해진 것 같았습니다.
샤갈은 그의 그림처럼
순수하고 따뜻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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