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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책을 말하다

by primeworks 2014. 2.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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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을 공부하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30세인 1975년에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티베트 인접 고원지대인 '라다크'에 가게 됩니다.

 

외지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환경에 적응하며 그 속에서 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계승해온 그들의 전통과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하며 행복에 젖어 살아가는 그들의 삶의 방식에 감동을 받고

무려 16년을 살게 되지요.

 

지상의 낙원과 같던 라다크가 점차 개발과 서구화 라는 이름으로 파괴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면서

결국 세계화 반대 전도사가 됩니다.

 

운 좋게도 라다크에 개발의 바람이 불기 전 그 땅에 들어갔던 작가는

라다크의 삶이 얼마나 평온하고 즐거웠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었지요.

 

이 책의 전반부에는 그야말로 더 이상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순수하고 깨끗하며 행복했던 라다크에 대한 묘사가 나옵니다.

 

그리고 곧 개발로 인해 만족과 행복이 사라지고

순박했던 라다크 청년이 선글라스를 끼고 청바지를 입고 자기부정에 빠져 있는 모습이 나오죠.

 

어째서 개발은 늘 이런 모습이어야만 할까요?

 

요즘 여기저기에서 지속가능경영, 지속가능개발... 이런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반세계화 움직임이 시작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사람들의 뇌리에 생태적인 것, 보다 자연친화적인 것 등에 대한 인식이 새겨졌다는 말이겠지요.

 

저자는 책의 마지막 파트의 상당부분에서

본인이 실현시키고 잇는 대안적인 개발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식과 생활에는 아직 대안적인 움직임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연적, 문화적, 경제적인 다양성을 파괴하는 개발.

여러 세기 동안 누적된 지식의 전통이 말살되고 획일화 되어가는 세계화.

그리고 그 속에서 황폐화 되는 사람들의 삶과 정서.

 

결코 남의 나라 일 같지만은 않죠.

우리도 세계화의 피해자에서 이제는 가해자의 자리에 서 있는 것 같고요.

 

우리가 산업화 되는 동안 다른 세계의 사람들도 그들의 원칙에 따라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우리의 산업화 경험이 일반적인 것이고 고도로 진화한 것이라는 그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진정한 대안적인 진보는 이뤄지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래된 미래>는 아무 의식 없이 큰 물결에 휩쓸려 살 것이 아니라

잠깐 멈춰서서 과연 우리의 진보가 진정한 발전을 주고 있는 지를

따져보는 눈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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