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소설] 두근두근내인생 - 김애란

책을 말하다

by primeworks 2012. 3. 4. 02:43

본문


책 표지를 보면 왠지 연애소설일 것만 같다.

'아버지는 자기가 여든 살이 됐을 때의 얼굴을 내게서 본다.
나는 내가 서른넷이 됐을 때의 얼굴을 아버지에게서 본다.
오지 않은 미래와 겪지 못한 과거가 마주 본다.
그리고 서로에게 묻는다. …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다'



늙은 아이와 어린 부모.

조로증에 걸려 80세 노인의 몸으로 살아가는 17살의 아름이는
17살에 덜컥 부모가 되어버린 자신의 부모, 미란과 대수의 이야기를 소설로 적어간다.

아름이가 사는 인생은 단순하다.
이웃집 할아버지와 친구가 되고
책에 파뭍혀 지내다 많이 아픈 날에는 그저 고통속에 몸부림 칠 뿐이다.

그러다 TV에 출연하고 펜팔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그야말로 글로만 배웠던 세상을 또다른 감정으로 살게 되고
달콤하지만 씁쓸한 인생이 무언지도 맛보게 된다.

미란과 대수는 부모가 되기에는 너무나 철없는 존재,
괜히 치기 어린 반항을 하고픈 미성년자였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현실을 하나하나 맞딱들이면서
어느덧 그들에게서도 부모로 덧입혀진 세월이 보인다.

젊다는 건 무엇이고 또 늙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모든 것이 장난감이자 놀이터였던 철없는 시절을 지나
삶의 마디마디를 살아내면서 마주하는 현실 속에
우리의 모습은 참으로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것 같다.

그것은 때로는 나의 예상을 훨씬 빗나간다.
그래서 인생이란 두근거리는 설렘인 것일까...

그 동안 병마와 싸우는 이의 고통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육체적 고통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라는 묘사에 마음이 아팠다.
말로, 글로 표현해봤자 지독한 고통에 몸부림친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그 고독함과 괴로움을 내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가...

겪어보지 못한 자의 어설픈 위로는
그래서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인가보다.

김애란 작가의 감각적인 문장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글을 참 잘 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80년대생 작가라는 그녀의 인생에는
어떤 단편들이 빼곡히 차 있길래 이런 글쓰기가 가능한 것인지...
작가의 인생길도 자못 궁금해진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