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에서는 구상작품, 신관에서는 추상작품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김환기... 하면 그저 추상화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며 독창적인 한국 현대미술을 구축하신 분이시더군요.
추상미술은 왠지 어렵게 느껴져 종종 부암동을 다녀올 때도
환기미술관 쪽으로는 선뜻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았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번 전시를 통해 알게 된 지식이
김환기 선생님과 우리 미술에 대한 또 하나의 관심과 애정이 되었네요.
김환기 화백의 작품활동은 크게 4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도 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고 있습니다.
1) 서울시대 (1937년~1956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환기 화백은
한국의 전통미를 살리는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신념으로 작품활동을 합니다.
<항아리>-1954년
김환기 화백의 항아리 사랑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매일 시장에 나가 새로운 항아리를 하나씩 구입하고
겨울에 밖에 내 놓은 항아리들이 깨질까 노심초사 하셨다는군요.
작업이 잘 안될 때는 항아리를 어루만지면 금새 잘 풀렸다고도 하고요.
1955년작 <항아리>는 직접 손으로 빚은 듯한 항아리에
화백의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요소인 매화가지, 새와 달 등을 그려 넣으셨습니다.
그림 속 새를 보세요, 완전 구상은 아니죠.
여기에서도 구상과 추상이 섞여 있네요.
<피난열차>- 1951년
6.25 전쟁 때 피난열차를 그린 그림입니다.
사람들 하나하나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하게 열차를 타고 피난을 가는 모습만으로도
그 고통과 시름이 느껴져 애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답교>- 1954년
정월대보름에 다리를 밟는 풍속을 '답교'라고 합니다.
흰 다리 위에 사람, 그 뒤로 흐르고 있는 푸른 시내, 옆에 있는 붉은 색의 소나무,
그리고 위에 달이 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에 인정을 받은 매우 혁신적인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원근법을 무시하고 움직이는 소재와 움직이지 않는 소재를 같이 사용한 것과
구상과 추상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한 작품에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귀로>-1950년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인의 모습인 것 같아요.
여인 뒤로 자리한 구름이 마치 날개와 같아 보이는데요.
여기서는 잘 표현이 안 되지만 실제 보면 색감이
오늘날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세련미를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갤러리현대 본관 1층에 전시된 작품의 일부를 소개해 드렸구요,
이제 2층으로 올라가면 파리 유학시절에 그리신 작품들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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