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이를 타고 처음 도착한 곳은 '타프롬 사원'입니다.
타프롬은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운 불교사원인데요.
자야바르만 7세가 전쟁에서 돌아와 보니 그의 부모님은 이미 사망하셨고
죄송한 마음에 지어 바친 봉헌사원이죠.
그래서 타프롬 사원에는 '통곡의 벽'이라고 해서
안쪽 벽에 들어가 기대어 가슴을 치면 몸이 울리는 곳도 있습니다.
타프롬 사원 내부에는 '보석의 방'이라는 곳도 있어요.
동그란 구멍이 대략 주먹만한데 저곳에 빼곡히 보석이 박혀있었다고 해요.
지금은 모두 도굴당해서 저렇게 휑한 모습만 남겨졌지요.
타프롬 사원은 사실 그 외형적인 모습이 더 유명한 사원입니다.
바로 이런 모습~
거대한 나무들이 마치 문어 다리처럼 늘어져서 온통 사원을 덮고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도 하고 괴기스럽기도 한 장관이죠.
나무는 보통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것이 정상인데
이곳 나무들은 하늘에서 내려와 지상으로 뿌리를 뻗어 건물을 덮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모습이 가능했을까요?
나무의 씨앗을 먹은 새가 건물의 돌틈에 배설을 해서
돌틈에 떨어진 씨가 돌의 수분을 먹고 자라난 것이라고 합니다.
보통 600년 정도 된 나무들인데
처음에 타프롬 사원이 지어졌을 때는 물론 이런 모습이 아니었겠지요.
하지만 왕국이 멸망하고 폐허로 버려진 채 수 백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돌틈에 떨어진 씨앗이 자라나 건물을 삼켜 버린 것입니다.
타프롬을 포함해 앙코르 유적지는 모두 밀림 지역에 지어진 것들이라고 합니다.
사원을 지을 때는 사람들이 밀림의 나무를 베어 버리고 지었지만
버려진 세월동안 자연이 본래 그 모습을 회복하며 문명의 흔적을 지워간 셈이죠.
다른 앙코르 유적지들도 이와 같은 모습이었지만 복원을 위해 나무를 베었고
타프롬 사원은 건물이 무너지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나무를 그대로 두고 전혀 복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은 사원보다 나무들이 더 유명한 곳이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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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프롬에서 제일 유명한 나무입니다.
바로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 <툼레이더>를 촬영한 곳이기 때문이죠.
이엥나무 두 그루가
껴안고 뒤엉켜 있는 모습입니다.
부모나무가 자녀나무를
껴안은 모습이라는데
그것보다는 영화로 워낙 유명하죠.
<툼레이더> 한 번 찾아서 봐야겠네요. |
사원을 나와 걸어가다보면 이번에는 세상에서 제일 비싼 나무를 볼 수 있어요.
피아노를 만드는 나무라고 합니다.
보통 나무들과 달리 물에 가라앉는다고 해요.
이밖에도 캄보디아에는 이렇게 기름이 나와서 아교를 만들 수 있는 나무,
약재로 쓰이는 약용나무 등
나무 하나만 봐도 천혜의 자연환경이 선물한 자원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지금은 비록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캄보디아지만 발전가능성이 높은 셈이죠.
어마어마한 유적지를 돌아볼 때마다
현재의 캄보디아 모습과 너무 비교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는데
캄보디아가 옛 영광과 명성을 어서 회복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