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영국.
평민출신으로 뛰어난 활실력을 가진 로빈은 리처드 왕이 이끄는 전투에 참가합니다.
전쟁에서 리처드 왕은 전사하게 되고
그 소식을 알리며 왕관을 왕위 계승자인 왕자 존에게 전달하기 위해
궁으로 돌아가던 병사들은 반역자에게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우연히 이 상황에 개입하게 된 로빈은
왕관운반의 책임을 담당하다 전사한 록슬리의 부탁으로 록슬리 행세를 하며
존 왕에게 왕관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록슬리의 아내 마릴리를 만나 록슬리의 남편으로 머물게 됩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황금콤비의 명성을 얻은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우.
많은 분들이 그 두 사람이 영화 로빈후드로 다시 만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궁금해하며 선택했을 영화가 로빈후드였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글래디에이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영화이더군요.
물론 글래디에이터와 로빈후드는 성격이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리들리 스콧이라면 뭔가 대단한 영화를 만들어 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아쉽게도 접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빈후드의 모습,
로빈후드 하면 떠올리는 이야기들을 다루지 않고
로빈후드가 의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는 영화였기에
로빈후드의 식상한 이미지 대신에
조금 다른 '아는 재미'를 선물한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물론 로빈후드가 실존인물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명확한 것은 밝혀진바가 없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로빈후드가 의적이 될 수밖에 없던 상황을 가지고도
이렇게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구나...하면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리들리 스콧이라 이 정도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는 로빈후드 역할의 러셀 크로우보다는
로빈후드의 연인 역할을 한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에 더 박수를 치고 싶네요.
조용조용 존재감이 없을 법한데도
묵직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는 그녀의 연기력은 정말 좋았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로빈후드 2편을 제작하게 될까요?
이번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서 2편 제작이 좀 불투명해 보이지만요.
왕위에 오른 존 왕의 폭력적이고 탐욕적인 통치에 피폐해진 영국과
가난과 폭정에 시달리는 영국 국민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부패한 존 왕에 맞서게 될 로빈후드의 속편이
글레디에이터를 능가하는 대작으로 제작되어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