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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Hahaha, 2009)

영화한편

by primeworks 2012. 3. 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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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얼마전에 둘다 통영을 갔다온 걸 알게 돼서 그 여행 얘길 안주삼아 막걸리를 먹기로 했다.  좋고 즐거웠던 얘기만 하기로 했다. 한 모금에 한 토막씩."

오랜만에 만난 중식과 문경은 우연히 둘다 얼마전 통영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각자가 경험한 통영의 이야기를 막걸리를 마시며 나누게 된다.

그런데 통영 바닥이 워낙 좁아서였던 것일까. 두 사람은 결국 같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나 영화의 끝까지 그들은 두 남자에게는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일뿐이다.

두 사람은 같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상대방의 인식대로 그들을 이해했다.
한 사람을 바라보는 다른 두 가지 시각과 시간과 공간.

우리는 각자가 경험한 주관적인 인상과 경험으로 사람을, 시간을 기억하고 추억하기 마련이다.

"그냥 다르게 좀 느끼고 감사하면 그게 끝이야."

그랬다. 영화는 이런 이중적인 시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냥 거기서 더 복잡하게 뭔가를 정의내리려 하지 않고
그냥 다르게 느끼고 좋은 것만 보면서 감사하면 끝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랬기에 복잡한 듯하면서도 복잡하지 않게
풋풋한 웃음으로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 흑백의 스틸컷을 브릿지로 등장시키며 이야기의 매듭을 지어가면서도
전체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구성이 색다르고 재미있게 느껴졌고
가끔씩 갑자기 줌인으로 슬쩍 당겨주는 카메라 워킹도 독특했다.

"자기는 뭘 보면서 살아요?"
"전 좋은 것만 봅니다."

영화에 나오는 커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커플은 문경과 성옥.
특히나 난 문소리가 맡은 왕성옥이 그렇게 매력적이고 귀여울 수가 없었다.

화가 난다며 오는 길에 풀을 뿌리채 뽑아들고 오는 여자.
이순신 장군에 대해 회의적인 관광객에게 흥분해서 열변을 토하는 여자.
사투리 억양이 예쁜 너무나 매력적인 말투.

'왜 이래요 자꾸, 어머 참 이상한 사람이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으세요?'
'사람이 왜 그렇게 뱀같애요? 뱀처럼 사람들을 슬슬 쫓아다니고 그래 막.'

성옥을 보며 문소리가 처음으로 예쁘고 매력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렵지 않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
풋풋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영화.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추억하는 그 여름의 기억, 하하하.

영화를 보니 문득 이 여름, 통영에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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