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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캄보디아 (03) - 반데이 스레이

여행을 말하다

by primeworks 2012. 3. 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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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캄보디아 여행의 첫 날.
먼저 호텔로비에서 앙코르패스를 만들었습니다.

앙코르와트를 포함한 모든 앙코르 유적지를 관람하려면 앙코르패스를 구입해야 하는데
유적지로 가는 길 매표소에서 발급받아야 합니다.

저희는 특별히 VIP발급 서비스를 이용해서 호텔로비에서 사진 찍어 바로 만들어 주더군요.
이런 것이 패키지 여행의 장점이겠지요. ^^


앙코르 패스는 1일권 20달러, 3일권 40달러, 7일권 60달러로
즉석으로 찍은 사진을 이용해 패스를 발급해줍니다.

이 앙코르패스는 여행내내 수시로 검사하더라고요.
분실하면 새로 돈을 내고 재발급받아야 하는데
여행사에서 줄 달린 케이스에 넣어서 목걸이 형태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관광버스를 타고 처음 도착한 유적지는 '반데이 스레이'였습니다.


다른 앙코르 유적지들과 달리 붉은색 사암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앙코르 유적 가운데 섬세한 조각이 가장 아름다운 사원입니다.

'크메르 예술의 극치, 크메르의 보석'이라는 찬사를 받은 곳이죠.


단단한 돌에 그 옛날 무엇으로, 어찌 저렇게 아름다운 곡선을 표현해 놓았는지...

세월의 풍상으로 마모되고 떨어져 나갔지만 여전히 화려한 조각들...
그 옛날에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아름다움을 자랑했을 것 같습니다.

이 사원 건축에 동원된 석공은 어떤 강박증세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마치 빈 공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반데이 스레이 사원에는 섬세하고 화려한 조각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그냥 보면 징그럽고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재미있는 힌두교 신화가 가득 담겨 있더라고요.

사전 정보 없이 방문했지만
가이드 분께서 이런 저런 책을 읽고 공부하신 내용들을 상세히 얘기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20개의 팔과 10개의 머리를 가진 악마, '라바나'는
'쉬바'신의 거처가 있는 카일라사 산에 들어가려다 원숭이 수문장에게 저지 당합니다.

이에 격분한 '라바나'가 대들자 원숭이 수문장은
"언젠가 네 운명은 원숭이에 의해 파멸될 것이다"라는 저주를 내리죠.

흥분한 '라바나'는 단번에 카일라사 산 밑둥을 잡고 마구 흔들어 댑니다.
마침 남편 '쉬바' 신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파르바티' 여신은
갑작스런 진동에 겁에 질려 떱니다. ('쉬바'는 '파르바티'를 옆구리에 껴안고 다녀요.)

화가 난 '쉬바' 신이 온몸의 힘을 실어 발가락으로 카일라사 산을 꾸욱 누르자
'라바나'는 산 밑에 깔려 힘을 쓰지 못한다는 장면입니다.

반데이스레이 사원은 왕이 아닌 승려가 세운 힌두교 사원인데요.
가이드 분 말씀에 그 승려가 마음에 둔 여인이 있었는데 그 여인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사원건축으로 담아냈다고 하더라구요.

왼쪽에 자신의 모습을 , 옆의 건물에 사랑했던 여인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라는데
마치 오작교를 사이에 둔 견우와 직녀처럼 떨어져 있는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서유럽에서 '동양의 모나리자'라고 극찬했던 '테바다' 여신의 모습이기도 한데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름, 프랑스 작가인 앙드레 말로는
이 여신상에 반해 그 조각을 가져가려다가 붙잡히기도 했었다네요.

몇 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원.
그러나 그 모습이 온전하지 않고 지금도 군데군데 주저앉고 휘어지고 있어서 위태로워 보입니다.

사원에서 나오는 길에 한 무리의 연주자들이 보입니다.
지뢰피해자들이라고 하는데요.
이 분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멀리서도 한국사람을 알아보고 아리랑을 연주한다는 거였습니다.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도 많은데 어떻게 한국인들을 50미터 밖에서도 알아볼까요?

한국 아줌마 관광객들의 상징인
퍼머머리, 썬캡, 그리고 양산 덕분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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