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녀가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 자주 갔던 파란 수영장과
분노로 끊어버렸지만 결국 새로 옮긴 거처에 다시 꺼내어 걸어둘 수밖에 없는 파란 샹들리에는
눈이 시리도록 푸르게 화면을 압도한다.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게 된 후 전혀 화내지 않고 오히려 너그러웠던 것은
혼자 살아남은 죄책감으로 늘 미안했었는데
남편도 사실 자신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이제 서로 미안해 할 것 없다는 마음의 후련함 때문은 아니었는지.
그 해방감으로 비로소 남편의 작품도 객관적으로 대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의 사랑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비록 행복해 보이는 자유는 아니지만
힘겨웠던 삶을 이겨낼 그녀만의 비상구를 찾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가 말하는 자유에 대한 생각은 쉽게 정리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이 슬픔을 겪어 나가는 과정을
훌륭한 연기와 감각적인 연출로 풀어나가고 있는 그 자체 만으로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또 보게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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