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사이드.
산드라 블록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탔다고 해서 본 영화였다.
도대체 얼마나 연기를 잘 했길래
영화 <스피드>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던 그녀에게
'나, 아직 건재해~!'라고 큰 소리 칠 수 있게 힘을 실어 준 것이었을까.
특별한 것은 없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드는 생각은
원래 그 캐릭터가 산드라 블록의 캐릭터인 것처럼
역할에 잘 스며들어 안정적인 연기를 한 덕분에 상을 받은 것이 아닐까였다.
말 한마디로 남편과 아이들을 휘어잡는 슈퍼 카리스마를 가진 리 앤.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해서 자기 주관대로 시원 시원하게 일을 처리해 나가는 가운데
슬쩍 슬쩍 드러나는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가짐이 매력적인 여자였다.
풀리지 않는 답답함과 절망, 상처를 함축하고 있는 마이클의 눈빛이
리 앤의 따뜻한 쿨함(?) 앞에서 서서히 생기를 되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화가 감동적인 것은
정말 영화 같고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실.화.라는 데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말하지만
요란한 자선행사와 위선으로 얼룩져 있는 미국 상류층을 꼬집는 영화.
나눔과 사랑을 말하지만
정작 현실에선 너무나 쉽게 지나쳐버리는 내 주변의 blind side.
나는 나의 무엇으로 누군가를 빛나게 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실제 마이클오어 가족)